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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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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3만 9,000명을 멈춰 세운 10년만의 전면파업

[최상률의 일家양得]167 전 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노무사

기사입력 2026-08-22 01:29 수정 2026-08-2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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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 현대자동차 노조가 오전조·오후조 각 8시간씩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울산·전주·아산 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하루 동안 16시간 멈췄고, 생산직·사무직 39,0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전면파업이다. 올해 누적 파업시간은 60시간, 생산라인 정지시간은 그 두 배인 120시간에 달했고, 업계는 누적 생산 차질을 55,200, 매출 차질을 2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노조는 24~25일 추가 부분파업까지 예고했다. 10년 전인 2016년 전면파업 당시에도 생산 차질 117,000여 대, 매출 손실 25,800억원, 협력업체 매출 차질 38,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손실'을 냈다. 노조는 10년이 지나 정확히 같은 방식, 같은 규모의 손실을 다시 만들어내는 길을 선택했다.

 

1. 이미 최고 수준의 처우, 그런데도 최대치의 요구

노조의 요구안을 하나씩 뜯어보면 그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 월 기본급 14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완전월급제 시행, 불법행위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5)까지, 임금성·비임금성 의제를 총동원한 요구안이다.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대목은 약 31,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는 회사의 미래 투자 여력이나 협력사 상생 재원까지 고려해야 하는 임금 협상에서 노조가 자신들의 몫만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협상 태도다. 사측은 5월 첫 제시안(기본급 79,000+성과금 350%+900만원+주식 10)을 시작으로 84,000, 89,000원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제시안을 상향했다. 그런데 이 세 차례의 수정 과정에서 노조가 자신의 요구안을 단 한 번이라도 현실적으로 조정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노조는 매번 "기대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원안을 그대로 고수한 채 파업 강도만 높였다. 협상이란 양측이 조금씩 움직여 접점을 찾는 과정인데, 이번 임협에서 그 '움직임'은 오직 사측에만 요구되고 노조에게는 면제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교섭이 아니라 압박을 통한 관철 시도에 가깝다.

 

2. 정년과 해고자 복직, 매년 꺼내는 협상용 카드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의제다.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청년 고용, 임금체계 개편이 함께 논의돼야 하는 국가 단위의 제도 설계 문제이고, 해고자 복직은 과거 노조 활동의 위법성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걸린 사안이다. 사측이 "임금협상 대상이 아니""정년연장은 정치권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원론적으로 타당하다.

 

그런데 노조는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알면서도 매년 임금협상의 결렬 명분과 파업 동력으로 이 두 의제를 반복해서 소환한다. 실제로 지난해 임단협에서도 노조는 정년을 64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넣었고, 올해도 다시 정년 연장을 최우선 의제로 내세웠다. 국회 입법이나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노조가 진정으로 이 의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 논의의 장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압박과 연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노조의 행동 패턴은 매년 8월 임금협상 시즌에 정년 연장을 파업 명분에 끼워 넣고, 협상이 끝나면 다시 다음 해까지 잠잠해지는 식이다. 이는 정년 연장이라는 의제를 진지하게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상시적 협상 카드로 소비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해고자 복직 역시 마찬가지다. 사법 절차를 통해 다툴 사안을 매년 단체교섭의 결렬 사유로 올려놓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협상을 인질로 잡는 전략에 가깝다.

 

3. '연대'를 말하면서 정작 하지 않는 것

올해 노조는 사측에 "현대차그룹의 사용자성이 확인된 사내 하청노조와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하청 문제까지 끌어안는 진전된 모습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전면파업의 실제 내용을 보면 이 요구는 구색 맞추기에 가깝다. 파업의 핵심 의제 여섯 가지 즉, 기본급, 순이익 성과급, 상여금, 완전월급제, 정년, 해고자 복직은 전부 정규직 조합원 자신의 처우에 관한 것이고, 사내 하청노조 교섭 요구는 협상 테이블의 부수적 항목에 머물렀다.

 

같은 시기 부품사·계열사 노동자들이 원청 노조와 나란히 공동파업에 나선 것도 사실은 원청 노조가 이끈 연대가 아니다. 그 파업의 배경은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 부품의 국외 생산을 늘리고 국내 부품사에 최대 20% 원가 절감을 요구하면서 협력사 고용 불안이 커졌다는, 원청의 비용 절감 정책이 낳은 문제다. 그런데 정작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의 임금·정년·복직 요구를 관철하는 데 파업의 화력을 집중했을 뿐, 원청이 협력사에 떠넘기는 원가 절감 압박 자체를 자신들의 요구안에 정면으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파업 날짜만 겹쳤을 뿐, 협상 테이블에서 하청 노동자의 몫을 실질적으로 요구한 흔적은 없다. 이것은 연대가 아니라 연대의 언어를 빌린 여론 관리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이중적 모습이 여론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9.3%가 대기업 노조의 파업 요구를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미 평균 연봉 수준이 국내 최상위권인 노조가 매년 파업을 통해 처우를 더 끌어올리려는 모습은, 정작 자신보다 열악한 처지의 협력사·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를 말할 자격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

 

4. 반복되는 소모전, 그 관성을 만든 것은 누구인가

201315,000억원, 201625,800억원, 그리고 올해 다시 23,000억원을 넘어서는 매출 손실. 10여 년째 반복되는 이 숫자는 우연이 아니다. 사측의 늑장 대응에도 분명한 책임이 있지만, 노조 역시 매년 비슷한 시기에 최대치의 요구안을 던져놓고, 사측이 움직이지 않으면 곧바로 파업이라는 가장 무거운 수단으로 넘어가는 패턴을 스스로 고착시켜왔다. 지난해까지 6년간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했던 노조가 작년과 올해 연이어 파업 국면으로 돌아선 것도,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파업을 상시적 옵션으로 재장착한 결과로 읽힌다.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사측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노동운동 전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갉아먹는 대가를 수반한다.

 

5. 노조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

이번 전면파업에서 노조에게 묻고 싶은 것은 셋이다. 첫째,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받는 조합원들이 순이익의 30%라는 최대치의 성과급을 매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협상 전략인가. 둘째,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처럼 국가적·사법적 절차가 필요한 의제를 매년 파업의 명분으로 소환하면서, 정작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입법·사법 절차 자체에는 얼마나 힘을 쏟았는가. 셋째, 사내 하청노조 교섭을 요구한다면서도 정작 파업의 실질적 내용은 왜 정규직 자신의 처우 개선에만 집중돼 있는가.

 

23,000억원이라는 손실은 사측의 책임과 함께, 노조가 반복해온 최대치 요구·파업 우선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다. 노동운동이 사회적 정당성을 유지하려면, 이미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이 매년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생산을 멈추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보다 열악한 하청·협력사 노동자의 몫을 실제로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방식으로 연대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다음 교섭에서도 노조는 또 같은 카드를 꺼내 들 것이고, 여론은 또 같은 이유로 등을 돌릴 것이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석.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고용센터 소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현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공인노무사

 

저서 :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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