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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취업률 70% 시대, 그 이면을 묻다

[최상률의 일家양得]159 전 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노무사

기사입력 2026-08-08 07:23 수정 2026-08-0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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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262, 고용노동부는 202555~64세 고령자 고용률이 70.5%로 관련 통계 작성(1983) 이래 처음 7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고령자 10명 중 7명이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활동참가율도 72.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언론은 일제히 '일하는 고령자 사상 최대'라는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같은 달 발표된 고용동향은 다른 그림도 함께 보여줬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87천 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를 견인하는 사이, 청년층(15~29) 실업률은 7.7%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역대 최고' 뒤에 가려진 두 개의 그래프가 겹쳐 있다. 한 경제지는 이를 두고 "고용회복 착시"라고 표현했다. 5개월 뒤인 6월 고용동향에서도 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211천 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폭(63천 명)을 세 배 넘게 웃돌았지만, 20대 취업자는 199천 명 줄었고 청년 고용률은 1.7%포인트 떨어졌다.

 

'고령자 취업률 상승'이라는 하나의 통계 뒤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래프가 겹쳐 있다. 취업률 수치 자체를 성과로 자축하기 전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노동시장과 법 제도가 이 변화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짚어야 하는 이유다.

 

본론

1. 고령자 취업률 증가의 배경

고령자 취업률 상승의 배경은 여러 겹이다.

첫째 노후소득 부족이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둘째 건강수명 증가다. 70세 전후에도 근로가 가능한 신체 조건이 충분하다.

셋째 퇴직연령과 기대수명의 괴리다. 조기퇴직 후 긴 무직 기간 발생한다.

넷째 정부 정책의 변화다. 고령자 일자리 지원사업과 계속고용장려금 확대이다.

 

이 흐름 속에서 60세 이상 취업자는 20266월 기준 7253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1천 명 늘었고, 이 가운데 65세 이상은 4636천 명(+343천 명), 70세 이상은 2421천 명(+134천 명)에 달한다. 55~64세로 좁혀 보면 고용률이 70.5%로 사상 처음 70%대에 진입했다. '퇴직 후 은퇴'가 아니라 '은퇴 후 재취업'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는 진단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2. 고령자 취업의 장점

첫째 경제적 자립 가능성 증가다. 연금을 보완하는 추가 소득원 확보로 노후 빈곤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고립 해소다. 일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유지하고, 정신 건강 증진 효과도 동반된다.

셋째 노동력 부족 해결이다. 청년층 인구 감소로 인한 구인난을 고령 인력이 일부 보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6월 고용동향에서 60세 이상은 전체 취업자 증가를 사실상 홀로 견인했다.

 

3. 고령자 취업의 그림자

그러나 같은 통계표 안에 불편한 신호도 함께 있다.

첫째 저임금 단순노동 위주다. 대부분의 고령자는 요양보호사, 경비원, 청소, 배달 등 단순·저임금 직종에 종사한다. 고용 안정성과 소득 수준이 낮아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둘째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11천 명 늘어난 동월, 20대 취업자는 199천 명 줄고 청년 고용률은 1.7%포인트 하락했다. 두 흐름이 인과관계인지는 신중히 따져야 하지만, 중소기업·서비스업 등 한정된 영역에서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질 소지는 분명히 있다.

셋째 고용의 질 양극화다. 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고령층 내부의 분화다. 60세 이상 취업자와 '쉬었음' 인구(구직활동 없이 쉬고 있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동시에 늘었다. 6월 기준 60세 이상 '쉬었음' 인구는 1173천 명으로 전체 '쉬었음' 인구의 48.1%를 차지한다. 일하는 고령자와 일자리를 구하다 지쳐 쉬는 고령자가 함께 늘고 있다는 뜻이며, '취업률 상승'이라는 한 줄 지표가 가리는 현실의 결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의미다.

넷째 고용차별과 배제다. 많은 기업이 연령에 따른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 고령자 채용을 꺼리거나 중요한 직무를 맡기지 않는다. 이는 노동력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4. 노동시장 수용성 개선 과제

첫째 맞춤형 직무 개발이다. 단순노동 외에도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컨설팅, 멘토링, 행정지원 등 중간 수준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

둘째 직무 재교육 및 평생교육 강화이다. 디지털 문해 교육,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연령차별 해소 법·제도 정비이다. 채용과 승진에서의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실효성 있는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넷째 정년연장 혹은 계속 고용 제도 정비이다. 선택적 정년 연장, 재고용 의무화 등 유연한 퇴직 연령제도를 도입해 기업과 근로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5. 노동법적 쟁점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

. 정년연장 입법, 왜 아직도 제자리인가.

취업률 통계는 이미 고령자 고용을 현실로 만들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정 정년 상향은 멈춰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0255월 법정 정년(60)은 유지하되 65세까지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고령자 계속 고용의무제' 절충안을 내놓았고,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2028~2041년 사이 완성 시점을 달리하는 세 가지 로드맵을 놓고 노사 양측의 반대 속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정년연장 조기 정착 지원에 2026~20292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현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상 법정 정년은 여전히 60세다. 현실이 앞서가고 제도가 뒤따르지 못하는 이 간극이 지금 고령자 고용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법적 공백이다.

 

. 연령차별금지법, 있으나 마나 한 처벌 수준

위 법률은 모집·채용, 임금,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 전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한다(동법 제4조의4). 그러나 모집·채용 단계 연령차별에 대한 벌칙은 500만 원 이하 벌금에 불과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도 과태료는 3천만 원 이하에 그친다. 기업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이 처벌 수준이 현장의 고령자 배제 관행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실질적 차별 해소를 이루려면 처벌 현실화와 채용 절차 전반의 투명성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대법원의 시그널

정년연장·계속 고용 논의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실무 쟁점은 임금체계다. 대법원은 2022, 정년은 유지한 채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292343 판결). 재판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업무 경감 등 대상조치의 유무와 적정성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대로 쓰였는지를 종합 판단해야 한다는 4단계 기준을 제시했다. 반면 정년을 연장하며 그 대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안(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202894 판결)에서는 경과규정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아 유효로 판단했다. 이는 앞으로 계속 고용의무제나 정년연장이 법제화되더라도, 그 재원 마련을 위한 임금피크제·직무급 전환이 무조건 적법하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계속 고용 확대는 반드시 대상 조치와 재원 사용의 투명성이라는 판단 기준을 충족하는 임금체계 설계와 함께 가야 한다.

 

. 청년 고용과의 제로섬을 넘어서려면

두 세대의 취업자 증감을 곧바로 일자리 대체 관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세대 간 갈등 우려 자체를 제도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정년연장특위 청년TF가 논의 중인 기업 초과이익 기반 청년고용 지원기금, 정년연장 이후에도 청년 채용을 유지·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세대 상생 고용지원금 등은 계속 고용 법제화와 반드시 짝을 이뤄야 할 보완장치다.

 

6. 결론, 지속 가능한 고령자 고용을 위한 전략

'고령자 취업률 70% 시대'는 이제 뉴스 헤드라인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상수다. 그러나 같은 시기 청년 고용률이 떨어지고, 일하는 고령자만큼이나 구직을 포기하고 쉬는 고령자도 늘어난다는 사실은, 취업률이라는 단일 지표만으로는 이 변화의 성패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자 취업률 증가가 단지 '노동시장 진입' 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 실질적으로 삶의 질 향상과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려면, 노동시장 수용성 개선과 제도적 지원 확대,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 제도의 공백을 메우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년연장·계속고용 입법의 조속한 완성, 연령차별금지법의 실효성 강화,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임금체계 설계, 청년 고용과의 상생 장치까지 이 네 가지가 맞물려야 통계 속 '70%'가 진짜 성과로 남는다.

 

고령층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된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단기적인 취업률 수치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차별 없는 환경,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 제도의 정비가 진정한 개혁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석.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고용센터 소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현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공인노무사

 

저서 :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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