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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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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플랫폼’ 카카오, 첫 파업 초읽기

[최상률의 일家양得]133 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노무사

기사입력 2026-06-01 13:04 수정 2026-06-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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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본사 노사는 2차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동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첫 파업이 아니라 첫 심판의 상황으로 들어갔다.

 

이미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가 파업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본사까지 합류할 수 있는 그룹 동시 파업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임단협 갈등의 표면적 쟁점은 성과급 규모·영업이익 연동률·RSU(양도제한부 주식) 포함 여부지만, 이면에는 누적된 구조조정, 불투명한 보상 체계, 그룹 차원의 고용불안이 포개져 있다는 분석이 이미 업계에서 제기돼 왔다.

즉 지금 시작되는 것은 카카오 창사 이후 첫 파업이 아니라, ‘플랫폼 대기업 책임경영 체계에 대한 첫 집단적 심판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무게가 갈린다.

 

일부 보도와 여론은 여전히 영업이익 13~15%를 요구하는 과도한 성과급이라는 프레임을 반복하지만, 노조는 이 수치가 교섭 과정에서 잠시 검토된 안을 외부에서 단순 환산한 숫자일 뿐, 일률적 비율 요구가 아니라고 반박해 왔다.

 

실제 쟁점은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무슨 기준으로 나누느냐이다. 영업이익 연동률, RSU 포함 여부, 재원 기준이 매번 뒤늦게 사후 통보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인데, 경영진은 끝까지 이를 제도화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성과는 공동의 언어로 말하면서, 분배는 경영진의 비공개 재량으로 처리해 온 것이 이번 사태의 1차 책임이다.

 

카카오는 2024년 이후 계열사 정리·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오며, 플랫폼 그룹의 전략적 결정은 지배회사가, 고용 불안과 비용 절감의 부담은 계열사와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적 패턴을 반복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노조가 경영 쇄신과 책임경영그룹 단위의 고용 안전망 구축을 공동 요구안으로 내세운 것은, 실질 사용자 책임을 그룹 상층에 묻기 위한 최소한의 대응으로 본다.

 

법인 쪼개기 뒤에 숨은 경영, 책임은 쪼개고 지배력은 집중해 온 구조가 지금의 집단적 반발을 부른 것이다.

노조는 카카오 본사와 주요 계열사를 묶는 공동 요구안을 제시하며 그룹 차원의 책임을 문제 삼고 있는데, 이는 노란봉투법으로 간접고용·계열사 구조 뒤에 숨기 어렵게 된 현실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개별 법인 교섭 틀에 집착하며, 그룹 차원 고용안정 원칙이나 성과 공유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채 회사별로 알아서 하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법이 바뀌었는데 경영만 10년 전 관행에 멈춰 서 있는 법적·사회적 책임 불이행 상태라고 봐야 한다.

 

카카오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카카오톡·모빌리티·페이 등 플랫폼 서비스가 공장 컨베이어벨트처럼 즉시 멈춰 서지는 않을 수 있다. 이 점이 오히려 경영진에게 당장 서비스만 안 멈추면 된다는 잘못된 안도감을 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플랫폼·AI 기업의 핵심 자산은 오늘의 서버가 아니라 내일의 인재·설계·신뢰이다. 이번 사태를 단기 비용 이슈로만 본다면, 카카오는 중장기 경쟁력을 스스로 소각하는 것이다.

 

지금 카카오가 잃고 있는 것은 인건비 몇 퍼센트가 아니라, 우수 인력과 이용자의 신뢰라는 국민 플랫폼의 기반이다.

 

노조를 향한 주문은 단순하다. 총파업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총파업 카드의 상징성에 취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이 모두 파업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했고, 노조는 이르면 6 월달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 정도면 총파업 가능성을 단순한 압박용 수사로 치부하기 어렵지만, 총파업이 곧 노조의 승리라는 보장은 없다. 장기화될 경우 투자 축소·신규 채용 위축·조직 재편의 명분이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노조의 목적은 분노의 표출이 아니라 제도 획득이다. 총파업은 그 제도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얼마 더 받느냐보다 어떤 구조로 바꾸느냐에 싸움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조는 이미 경영 쇄신과 책임경영, 고용 안전망, 공정한 성과 분배, 보편적 노동환경과 복지라는 4대 공동 요구를 제시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 요구를 구체화하는 일이다. 성과 공유 공식, 장기근속 보상, 그룹 단위 고용 안정 원칙, AI 전환기 재교육·전환배치 기준 등 구체안을 전면에 내세울수록, 이번 파업은 돈 싸움이 아니라 플랫폼 시대 노동 질서 재구성이라는 명분을 얻는 것이다.

강한 구호보다 정교한 설계, 이것이 카카오 노조가 사회로부터 기대받는 역할일 것이다.

 

현재 정부의 플랫폼·AI 정책은 세제·규제 완화, 인프라 지원 등 산업 육성에 치우쳐 있고,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성과 공유·고용 안전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관한 공적 원칙은 사실상 비어 있다.

그 공백이 바로 지금, 개별 기업 분쟁의 형태로 폭발하고 있다. 카카오 사태를 민간 기업 내부 노사 문제로 축소하면, 다른 플랫폼 대기업에서 똑같은 충돌이 반복될 뿐이다.

 

노란봉투법 개정 취지는 형식적 법인 분리 뒤에 숨어 교섭 책임을 회피하던 관행에 제동을 거는 데 있었다. 그러나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그룹을 위한 그룹 단위 교섭·책임 구조 설계는 사실상 손 놓고 있는 상태이다.

 

사후 분쟁 해결 통로(손해배상 제한)는 열어놓고, 사전 예방 장치(그룹 차원 고용 안정·성과 공유 가이드라인)는 비워 둔 것은 정책의 반쪽짜리 개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I 전환과 효율화를 말하지만, 노동자들에게 AI는 곧 구조조정과 역할 축소의 신호로 들린다. 이 불신을 완충할 표준 모형 없이 AI·플랫폼 산업만 밀어붙이면, 앞으로의 기술 혁신은 매번 노사 충돌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규제 심판이 아니라 전환기 노동 질서 설계자로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IT 기업에 대해 성과급·장기 인센티브의 산정 원칙, 재원 기준, 적용 대상, 협의 절차를 공시하도록 하는 성과 공유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가 성과급 비율을 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누구와, 어떤 절차로 나누는가를 공개하게 함으로써 경영진의 자의와 노동자의 불신을 동시에 줄이자는 최소한의 장치다.

 

카카오처럼 전략·인사 결정 권한이 그룹 상층에 집중된 기업집단에 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그룹 차원의 고용 안정 원칙·구조조정 기준·계열사 전환배치·공통 복지·재교육 장치를 공개·협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 설계가 설득력이 있고 필요하다고 본다.

 

노란봉투법 이후 시대에 걸맞게, ‘형식상 개별 법인 사용자라는 껍데기를 넘어 실질 사용자 책임을 제도적으로 명시하는 후속 입법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주요 플랫폼 기업·노조·전문가가 참여하는 업종별 협의체를 통해, 재교육·전환배치·직무 재설계·장기근속 보상·퇴직지원 기준 등을 담은 표준 협약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산업정책과 노동정책이 분리된 낡은 행정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노동 질서 재편을 하나의 패키지로 다룰 수 있다.

성과를 공동의 언어로 말하면서, 보상은 폐쇄적 재량으로 처리하는 관행은 더 이상 사회적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경영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여론전이 아니라 사과와 설계다. 왜 보상 기준이 지금까지 불투명했는지, 왜 계열사 불안을 방치했는지, 왜 장기 보상·고용 안정 체계를 만들지 못했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해야 한다.

 

노조는 총파업을 앞세운 힘의 과시를 넘어, 성과 공유 공식·장기근속 보상·그룹 고용안정 원칙·AI 전환기 재교육 기준 등 구체적인 제도안을 걸고 싸우는 쪽으로 전략을 옮겨야 한다. 그래야 이번 투쟁이 카카오를 넘어 플랫폼 시대 노동 질서를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지금 카카오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질문은 단순하다. 플랫폼 대기업은 공동의 노동으로 축적한 성과와 전환기의 위험을, 과연 공동의 규칙으로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경영진과 정책결정자가 또다시 침묵한다면, 카카오의 첫 파업은 끝이 아니라 플랫폼 자본주의에 대한 더 큰 사회적 심판의 시작이 될 것이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석.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고용센터 소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현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공인노무사

 

저서 :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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