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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6 오전 10:25:39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최상률의 일家양得]38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과 어떻게 다른가



▲최상률 前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행정학박사)
1.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된 이유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거나 연장근로의 상한을 위반한 자 즉, 범죄의 '행위자'는 형사상 처벌된다. 그렇다면 누가 '행위자'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조직의 규모가 상당히 크거나 본사와 사업장이 분리된 회사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이나 연장근로 지시에 대해 대표이사가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 업무는 대부분 인사-노무 관련 부서의 장이나 공장장 등 각 사업장의 책임자에게 위임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실무상 기업의 규모를 불문하고 대부분 회사의 대표이사가 '행위자'로서 기소되고 처벌된다. 아직까지 인사, 노무 관련 부서의 장이나 공장장이 근로계약서 미작성이나 연장근로 상한 위반으로 처벌된 사례를 본 적이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또한 안전-보건 조치를 위반해서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167,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 그 행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안전-보건 조치에 관한 업무 또한 기업의 규모가 크거나 본사와 사업장이 분리된 경우 대부분 안전담당 임원이나 현장소장, 공장장 등에게 위임돼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과는 달리 산안법에서는 유독 대표이사가 아니라 안전담당 임원이나 현장소장, 공장장 등이 처벌되는 경우가 많다. 양벌규정에 따른 처벌 대상 또한 대표이사가 아니라 법인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경영을 총괄하고 책임지며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은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제정됐다고 본다. ,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확보의무의 주체(수범자)와 처벌 대상(범죄행위자)임을 명시함으로써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의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회사의 대표이사가 처벌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2. 산안법에서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면 조직의 규모와 무관하게 대부분 대표이사가 처벌되는데 왜 산안법을 위반하면 대표이사가 처벌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가에 대해서 살펴보자.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산안법에서는 일정한 규모의 사업주로 하여금 '사업장' 단위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선임하고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위임하도록 하고 있다. 사업주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 권한을 '위임'했으니 산안법 위반의 책임도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대부분 대표이사가 아닌 공장장, 현장소장, 안전담당 임원 등이다. 근로기준법에서도 사업장 단위로 '노무관리책임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면 아마 대표이사가 면책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둘째, 산안법(하위 법령 포함)에 규정된 안전, 보건 조치는 각 업종, 작업장의 특성 및 작업내용 등에 따라 매우 기술적이고 세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어떻게 그런 내용까지 다 알고 챙기느냐'라는 변명이 통하는 것이다.

 

3.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의 개념과 특정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해서 근로자가 사망(안전및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하면 경영책임자가 처벌된다. 즉 법인인 경우 산안법과는 달리 수범자(의무의 주체)'사업주'가 아닌 '경영책임자', 처벌 대상(범죄행위자)'경영책임자'로 특정돼 있다. 물론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주의 경우 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모두 수범자와 처벌 대상이 개인사업주이기 때문에 구별의 실익이 없다고 본다. 따라서 '법인'인 사업주의 경우를 전제로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경영책임자'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문언상 '또는'이라고 돼 있으므로 여전히 대표이사가 면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대표이사가 처벌될 것인지 아니면 '대표이사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처벌될 것인지는 사안에 따라 안전보건 업무에 관한 권한의 위임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산안법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장소장이나 공장장 등 특정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경영책임자로 인정돼 중대재해처벌법으로도 처벌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는 산안법과는 달리 '사업장'이라는 표현이 없는 점, '대표이사에 준하는'이라고 돼 있는 점,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취지에는 그동안 산안법에서 기업의 대표이사 등 고위임원이 형사상 면책되는 사례가 많은 것에 대한 반성적 고려도 포함돼 있다는 점 등을 생각해볼 때, 특정 사업장의 책임자가 경영책임자로 해석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의 '고의'

산안법상 안전보건의무위반치사죄와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도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소정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위반에 관한 '고의'가 인정돼야 처벌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경영책임자가 자기 또는 수급인 사업장에 관한 안전 및 보건 확보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경영책임자에 의해 이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안전 및 보건 확보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작업이 이뤄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1.9.29. 선고 200912515 판결 참조). 다만 미필적 고의도 포함되므로, 안전 및 보건 확보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했다면 범죄가 성립한다.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로 처벌되는 사례 대부분은 미필적 고의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산안법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는 현장 중심의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기술상 조치인 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는 인력투입, 예산확보 등 경영상-관리상의 조치로서 경영책임자의 본연의 업무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하면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에 비해 경영책임자의 고의가 부정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5. 도급인의 책임 범위 확대

 

. 도급인의 책임 요건에 관한 산안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차이

2020.1.16. 시행된 개정 산안법에서도 도급인의 책임이 크게 확대됐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이러한 도급인의 책임이 더욱 강화됐다. , 도급인이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시설-장비-장소'이기만 하면, 도급인이 작업장소를 제공 또는 지정했는지 여부 및 산안법 시행령에 따른 21개 위험장소 해당 여부를 불문하고 수급인 소속 근로자에 대한 도급인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가 인정된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도급인 책임 요건 비교

 

산업안전보건법

1) 도급인의 사업장인 경우

2) 도급인 사업장 밖인 경우에는 다음의 요건을 충족한 경우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작업장소를 제공 또는 지정했을 것

도급인이 지배, 관리하는 장소일 것

산안법 시행령, 시행규칙에 따른 21개 위험장소일 것

 

중대재해처벌법

도급인이 그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의 인정 기준

판례가 축적돼야 할 것이나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법원은 수급인이 작업방법, 수단, 장소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했던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급인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개정 산안법 시행에 따른 도급시 산업재해예방 운영지침'에는 "해당 장소의 유해-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이를 관리-개선하는 등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돼 있다. 위 지침에서는 '도급인의 지배, 관리권' 인정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례도 제시돼 있다. 향후 중대재해처벌법상 '지배, 운영,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의 해석과 관련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시 1

- 업장 밖의 안전시설이나 주요설비의 경우에도 수급인이 임의로 설치-해체 및 변경할 수 없거나 도급인과 협의하여야 가능한 경우에는 도급인의 지배-관리 범주에 해당한다.

- 이와 달리 수급인 자신이 작업장소나 시설-설비 등을 소유하거나 도급인이 아닌 제3자로부터 임대하여 사용하는 경우 시설-설비 및 장비에 대한 시설변경 및 안전장치 설치-해체를 수급인의 필요에 따라 임의로 행하는 경우 등은 도급인의 지배-관리 영역 밖이다

 

예시 2

-도급인이 자신의 업무를 관계수급인에게 맡기기 위하여 작업장소나 설비를 임대계약의 형식으로 지정-제공했다 하더라도, 계약의 실질이 지배-관리 요건을 충족한다면 그 장소는 도급인의 책임장소로 볼 수 있다.

 

6.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의 예상 양형기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범죄인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의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징역"이다. 따라서 선고형의 범위는 하한 1, 상한 30년이다. 법관의 재량에 따라 정상참작 감경(작량감경)이 적용되면 하한과 상한이 모두 1/2로 감경되므로 6개월~15년이 된다.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의 법정형(7년 이하의 징역 = 1개월~7)보다는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의 '양형기준'은 어느 정도로 정해질까. 참고로 양형기준은 법관이 피고인에 대한 선고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으로서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에서 의결, 공표한다.

 

우선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와 법정형(1년 이상의 징역)이 동일한 범죄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도주차량죄(치상 후 도주)'의 기본 양형기준은 기본 8개월~26개월이다.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의 기본 양형기준은 1~26개월이다. 이런 기준들을 참고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의 기본 양형기준은 대략 16개월~3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와 같이 안전보건확보의무위반치사죄 또한 집행유예 판결이 대부분일 것이며 경영책임자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비중은 5% 또는 많이 잡아도 10% 내외일 것으로 보인다. 양형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산안법상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죄 유죄 판결 중 98.2%가 집행유예 판결이었다. 전체 217건 중 실형은 단 4(1.8%)에 불과하다. 4건의 선고형량은 각 징역 8개월 1, 10개월 2, 11건이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한다고 해도 이러한 사법관행이 단기간에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7.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의 1차 수사 주체

-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1.1.부터 1차 수사권은 원칙적으로 경찰에 있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의 1차 수사주체도 경찰이다. 산안법 위반죄의 1차 수사 주체는 특별사법경찰관인 근로감독관이다. 근로감독관의 직무 범위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가 추가되는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 또한 근로감독관이 1차 수사 주체가 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는 점과 수사의 전문성 등을 고려하면 중대산업재해에 관한 범죄는 근로감독관의 직무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열린노무법인 부대표

 

저서 : 외국인력 정책에 관한연구(행정학 박사)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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