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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오후 3:00:30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최상률의 일家양得]30
단일 노동조합과 교섭창구 단일화 소고



▲최상률 前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행정학박사)
1.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29조의2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 사용자가 이 조항에서 정하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해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해, 교섭창구 단일화 후 특정 노동조합에게만 교섭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단일 노동조합만 교섭요구를 해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돼 단체교섭이 이뤄지고, 단체협약까지 체결된 이후 다른 노동조합이 신설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기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는지는 법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아 해석상 문제가 된다. 구체적으로는 단일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이후 신설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사용자가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처분 단계에서 다투어지고 있다.

 

2. 구체적으로 문제되는 사안의 정리

회사와 기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지나자 기존 노동조합은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회사는 개정 노조법에 따라 기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했는데 정해진 기간 내에 추가적으로 교섭 요구를 하는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아 회사는 기존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고 단체교섭을 한 후 단체협약까지 체결했다.

그런데 위 단체협약의 체결 이후 회사에 신설 노동조합(기업별 노동조합일 수도 있고,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일 수도 있다)이 기존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부정하면서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고, 회사는 기존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가지므로 노조법에서 정한 기간 내에는 단체교섭에 응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는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신설 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교섭을 하지 못하면 상당 기간 노동조합으로 활동하는 것이 곤란해지므로 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사실의 공고를 구하거나 법원에 단체교섭응낙 가처분 등을 제기하는 법적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1)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고자 했으나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이 하나밖에 없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생략하고 교섭요구를 한 기존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했을 뿐인데 사후에 노동조합이 신설됐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신설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응해야 하는지, (2)교섭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면, 기존 노동조합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유지되는 기간인지 아니면 선행하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기 전까지인지가 다투어질 수 있으나 아직까지 확립된 선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3. 단일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대표노동 조합 지위 인정 여부

먼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는 크게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5)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노조법 제29조의2 2항 내지 제5,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6 내지 제14조의9)로 구분될 수 있고, 복수의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절차를 모두 거치게 될 것이다.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1개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에 따른 교섭요구를 하고, 사용자는 이를 공고함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나,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이 해당 노동조합밖에 없기 때문에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이후 더 이상 교섭대표노동조합의 확정절차로 나아가지 않게 된다. 사용자는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고 당해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경우 기존 노동조합에게는 어떤 법적 지위가 부여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먼저 절차만 거친 경우와 ~절차를 모두 거친 경우는 법적 효과가 달리 부여돼야 하며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는 ~절차를 모두 거친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고, 절차만 거친 경우에는 인정될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해 이는 편의상 구분된 것일 뿐 양자 사이에 법적 효과가 따로 부여될 수 없으므로 비록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1개에 그쳐서 절차에 나가지 않은 경우라도 동일한 효과가 부여돼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선거절차와 대비해 보면 선거절차는 입후보절차와 투표절차로 구성되는데 입후보자가 1인일 경우 별도로 인준투표절차를 거친다는 특별 조항이 없는 한 단독 후보가 선출되는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은 그와 달리 봐야 한다는 것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으나 단일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는지에 관해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정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라도 적용된다고 보고 있고[고용노동부, 사업(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업무매뉴얼, 2010, 8-9], 서울고등법원 판결(2014.3.19. 선고 201316175)도 유사한 취지다. 위 업무매뉴얼과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굳이 교섭요구사실의 공고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은 ~절차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비록 절차만 거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에 따른 법적 효과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와 같은 법적 효과를 부여하지 않겠다면 굳이 교섭사실의 공고를 요구할 필요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수의 하급심 판결은 ~절차를 엄격하게 구분해 하나의 노동조합만 교섭요구를 해 교섭요구 사실이 공고된 후 더 이상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이 없어서 절차로 나아가지 않은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수원지방법원 2012.1.22. 2012카합75 결정; 전주지방법원 2014.6.3. 2014카합94 결정; 대전지방법원 2014.7.17. 선고 2014구합1101 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10.26. 2015카합50317 결정 등).

 

하급심 법원들은 그 근거로 노조법 제29조의2 1항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 1항은 '법 제29조의2 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보장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들고 있다. 현재 법조문의 문언상 이와 같이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지만 사업장에 어떤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는 사용자로서는 알 수 없으므로 절차를 거칠지 여부는 오로지 제2의 노동조합이 결정하게 된다는 점에서 실무상 맹점이 있다. , 2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가능성이 적어서 노동조합 설립이나 산업별 노동조합 가입절차를 미룬 채 교섭요구를 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 정도 세를 확보한 후 전격적으로 교섭요구를 할 경우 개정 노조법이 의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는 몰각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직 제2 노동조합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은 경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명백하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가능성이 없어 단체교섭을 요구하지 않고, 그 결과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하나뿐이어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확정절차까지 나아가지 못했던 경우에도,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에 대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한다면 노사관계가 제2 노동조합의 태도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원지방법원(2012카합75 결정)은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 외에도 별도의 노동조합이 존재한다는 소명이 있은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아직 제2 노동조합이 수면으로 부상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수의 하급심 판결이 개정 노조법의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기하고자 한 점에서는 수긍할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도입한 개정 노조법의 목적이나 취지를 고려했을 때 제2 노동조합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거나, 이미 존재하는 제2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교섭요구사실의 공고가 있은 후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이 하나에 그쳐서 교섭창구 단일의 후속절차가 불필요하게 돼 버린 경우라면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 지위를 부여함이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상급심의 판단이나 입법적인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 선행 단체협약이 존재하는 경우 신설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 가부

이처럼 다수의 하급심 판결들이 ~절차를 모두 거친 경우, 또는 비록 절차만 거쳤더라도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 외에 별도로 다른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 한해 교섭요구를 한 유일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이상, 신설 노동조합들은 기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간에 언제든지 교섭요구를 해 올 것이 예상된다. 이 때 신설 노동조합과 개별적으로 단체교섭을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신설 노동조합은 쟁송 단계에서 그와 같은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신설된 노동조합과 새로운 단체교섭을 하도록 하면 교섭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이 생길 수 있다. 신설 노동조합으로서는 기존 노동조합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칠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낮을 경우 그 설립시기를 다른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체결 이후로 의도적으로 미룸으로써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형해화 시킬 수도 있다.

 

기존 노동조합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개정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1항 본문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법 제29조 제1항 또는 제29조의2 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선행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5.10.26. 2015카합50317 결정도 같은 취지).

 

따라서 당해 사업장에 두 개의 단체협약이 존재한다면, 그 중 먼저 유효기간이 도래하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이전 3개월이 되는 날까지 교섭요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17.12.31.이고 임금협약의 유효기간이 2016.12.31.이라면 2016년에 신설된 노동조합은 2016.10.1. 교섭요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5. 맺는 말

교섭요구를 한 노동조합이 하나밖에 없어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후속절차(절차)가 불필요해진 것에 불과함에도, 후속절차까지 모두 마친 경우에 한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법조문에 충실한 해석으로도 볼 수 있으나, 2 노동조합의 설립 시기나 교섭요구 여부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흔들리게 된다는 점에서 동의하기 어렵다.

 

단체교섭권 역시 제한 가능한 기본권이라는 점, 신설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제한은 최대 2년에 한정된다는 점 및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교섭창구단일화를 위한 교섭요구사실 공고가 있었으나 추가적으로 교섭요구를 해 온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열린노무법인 부대표

 

저서 : 외국인력 정책에 관한연구(행정학 박사)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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