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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1 오전 11:25:53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최상률의 일家양得]22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할까?



▲최상률 前고용노동부태백지청장(행정학박사)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고 고정급 증액 대신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할까
? 최근 2019.04.25. [대법원 20162451] 판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사안의 내용은 이렇게 전개된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된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초과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의 임금 형태이었다.

 

피고는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제6조 제5(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 조항을 변경한 것이다.

 

원고들은 이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 조항이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원고들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고,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하여 대법원의 판단은 아래와 같다 그럼 사건의 쟁점이 되는 것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더 이상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을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포함시킬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용자로서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게 되었고, 고정급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한편 사용자로서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건의 주된 쟁점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근로자 측의 동의를 얻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이다.

관련규정은 생략하기로 하고 다수의견(9)으로 이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판단하여 상고심을 기각한 사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것이고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 규정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로 규정된 최저임금제를 구체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안정된 생활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강행법규이고, 이러한 입법 취지를 회피하기 위해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특례조항을 둔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이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라고 보았다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국회가 이 사건 특례조항 도입에 따른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인식한 상태에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안정된 생활 보장 등의 입법 효과를 고려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입법한 경위를 고려하면,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유효하다고 보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실질적 규범력을 약화시키는 해석론을 전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의 효력을 유효하다고 해석하게 되면, 이 사건 특례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를 계속 조장할 우려가 있고,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에서 큰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불안한 지위에 처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결국 변경된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을 무효라고 판단한 다음,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물론 반대의견도 있었다.

 

반대의견의 주 논지는

이 사건 특례조항과 최저임금법상 다른 조항들은 그 입법 목적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고,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초과운송수입금과 고정급은 일정한 상호관계에 있다는 사정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을 해석하여야 하고 그런데도 기존 최저임금법에 관한 해석론을 그대로 적용한 다수의견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고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무효가 되었으므로, 근로관계 당사자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의욕하였을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설령 사용자에게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과 관련하여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으로, 소정근로시간 단축 후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이 최저임금법상 임금액에 미달하게 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의 의의를 살펴보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전에 확정이 어려운 가변적인 임금이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액이 불안정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그리고 정액사납금제에서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 택시운전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을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선언함으로써, 위와 같은 정액사납금제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마련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그 규범력을 존중하는 해석을 한 것이라고 본다.

이를 통해 택시운전근로관계에서 적정한 임금 체계가 형성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 중요한 판례라고 보여진다고 하겠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열린노무법인 부대표

 

저서 : 외국인력 정책에 관한연구(행정학 박사)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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